16일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SDS-삼성네트웍스, 포스데이타-포스콘 합병처럼 이번 딜의 목적도 롯데그룹의 IT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의 몸집 키우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앞선 딜과는 달리 롯데정보와 현대정보가 합병할 경우 우회상장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롯데+현대는 업계 ‘빅5’에 등극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롯데정보와 현대정보는 각각 1931억원과 93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양사를 합칠 경우 2862억원에 육박한다. 업계 4위인 포스코ICT를 800억원 차이로 뒤쫓게 된다. 롯데+현대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경우 4위권 진입도 가시권 안에 들어오는 셈이다.

 

건축허가 승인을 받은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도 롯데정보에게는 호재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건축에 약 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중 15~18%가 IBS(빌딩자동제어시스템), 중앙관제시스템, 주차관리시스템, 재난복구시스템, 실시간 감시시스템 등 IT부문 매출로 잡히게 된다.

 

롯데정보 입장에서는 30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연간 6000억원 매출이 예상되는 롯데+현대는 연간매출 1조원 돌파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롯데정보는 현대정보 인수를 통해 아킬레스건을 대거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지난해 기준 24%에 불과했던 대외 매출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계열사의 지원 없이 사업을 해온 현대정보의 대외 매출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공공IT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매출 구조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롯데정보통신은 시스템 구축 등 SI 매출이 85%, 시스템 운영과 관리 등 SM 매출이 15%를 차지한다. SI 매출은 IT프로젝트의 수주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큰 분야다.

 

반면 현대정보는 SI 매출이 68%, SM 매출이 29%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정보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IDC센터를 수십년간 운영하면서 수준 높은 SM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정보가 현대정보를 인수할 경우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시도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의 목적은 롯데정보의 몸집 키우기에 있는 만큼 합병 추진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우회상장 심사 요건이 강화됐기 때문에 관련 준비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경수 롯데정보 대표는 지난 2008년 9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까지 빅5와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오 대표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공공시장을 발판삼아 2010년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며 “2005년 부임 이후 30% 이상의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