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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불황기의 립스틱과 콘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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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23  15: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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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술가 통신일보 고문 / 한재 신충우>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에서 오드리 햅번은 이별을 통보하는 애인의 편지를 읽기 앞서 도도한 표정으로 립스틱을 찾는다. 마치 상처받은 자존심을 립스틱으로 메우겠다는 듯이 머리 질끈 묶고 눈이 팽팽 돌아가는 안경을 쓴 채 야근 중인 어느날 갑자기 회사 앞에 들이닥친 ‘사귄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 때문에 패닉상태에 빠지더라도 립스틱을 바르면 왠지 마음에 안정이 되는 건 립스틱이 여자에게 자신감과 당당함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레드 립스틱을 바른 날은 왠지 등을 꼿꼿히 펴게 되고 핑크 립스틱이 사랑스런 미소를 입가에 머금게 하는 것처럼.

요즘같은 불경기에 립스틱이 주는 심리적 안정효과는 더욱 돋보인다. 경기불황일 때 저가임에도 소비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이 잘 판매되는 현상을 일컫는 ‘립스틱 효과’이다. 하긴 2만~3만원정도의 돈으로 팍팍한 현실을 잠깐이나마 잊고서 거울 앞에서 화사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아이템으로 립스틱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이쯤되면 립스틱은 여자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항우울제이자, 비타민이자 힘을 더해주는 자양강장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립스틱(Lipstick)은 입술화장용 연지로 루주(Rouge) 또는 입술연지라고도 한다. 루주는 본래 프랑스어의 ‘붉다’라는 형용사로, 화장용어로 쓸 때는 볼연지만을 가리켰으나 요즈음에는 오히려 입술연지의 뜻이 더 강하다. 립스틱은 손가락 모양의 입술연지를 이르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있고 근래에 와서는 그 형태도 여러 가지로 변화했다. 백분과 같이 오래 전부터 사용됐으며, 과거에는 주로 홍화의 즙을 응고시켜서 사용했으나 현재는 카민·에오신 또는 합성색소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에게 자양강장제역할을 하는 립스틱은 발기한 남성의 성기를 상징한다. 연지를 밖으로 드러낸 립스틱은 죽은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벌떡 발기한 남성 성기와 외양이 너무 흡사하다. 특히 유부녀들은 입술연지를 하며 배우자와의 잠자리를 상상,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고 한다. 입으로 상대방의 성기를 핥거나 자극하는 오랄섹스에는 쿤닐닝구스와 펠라티오가 있는데 입술연지는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여성의 립스틱과 남성의 콘돔은 경기가 침체할수록 수요가 증가해 오히려 소비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경제원론에서는 이를 열등재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가난해질수록 수요가 늘어나 호황을 누리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이들 업종이 호황을 누리는 이면에는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진다는 아픔이 존재하는 셈이다.

열등재 현상은 제품과 서비스 모두에 해당한다. 즐겨 사용하는 상품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화장품 분야에서 나타나는 ‘빨간 립스틱 효과’다. 이는 경기 침체 동안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 대신 작고 저렴하지만 기분을 밝게 바꿔줄 수 있는 제품을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립스틱은 고가 핸드백이나 구두는 구입 못 하더라도 아주 싼 값으로 명품을 구입하고, 또 이를 즐길 수 있는 여유도 누리게 해준다. 그 결과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로더의 2008년 3분기 수익을 예로 들면 전년도보다 31%나 급증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도 2008년 경제 불황 속에서도 ‘독야청청’ 잘나갔던 7대 업종 중 하나로 립스틱을 꼽았다.

불황 때는 남성의 콘돔 판매도 증가한다. 가계경기가 악화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 부부관계는 늘어나는 반면 자녀를 낳아 키우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피임용 콘돔 판매가 증가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GS25,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같은 국내 주요 편의점의 콘돔 판매량이 지난해부터 올 들어서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립스틱과 콘돔은 불황때 서민의 마음을 달라주는 따듯한 친구 중의 친구이다. 이것이 자연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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