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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신흥국 대규모 자금유출 지속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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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3.25  08: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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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신흥국에서 급격히 유출되었던 글로벌 투자자금은 위기 이후 다시 빠르게 유입되었다. 대규모 자금 유입에 힘입어 신흥국은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하였으나, 한편으로는 자산 버블 논쟁과 함께 향후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될 경우 급격한 자금 유출의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 들어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다시 유출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자금 유출의 배경 및 원인은 무엇이고, 향후 전망은 어떠한지 살펴본다.

지난해까지 신흥국으로 대규모 자본유입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를 정점으로 당시 신흥국들은 급격한 자본 유출을 경험했다. 변동성이 낮은 직접투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위험기피 경향 확대 및 글로벌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지로 포트폴리오투자 및 기타투자(대부분 대출로 구성) 항목에서 외국인 자본이 대규모로 빠져나갔다.

투자자금의 유입은 2009년 들어 재개되었다. 각국의 통화 완화정책 등으로 신용경색 국면이 해소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가 회복된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시작된 경기회복세 및 통화가치 절상 기대 등이 포트폴리오 투자 중심의 자금 유입을 견인하였다. 이후 다소 위축되었던 직접투자도 회복되었고, 기타투자 항목 역시 시차를 두고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2010년 들어서도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은 지속되었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질 당시 잠시 유출되기도 했으나, 기본적으로 경기회복이 더딘 선진국의 통화 완화정책이 지속되면서 신흥국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투자처가 되었다. 이 결과 2008년 말 ~ 2010년 말의 기간 동안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신흥국 주가지수는 선진국에 비해 60%p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신흥국에서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 양상

꾸준히 이어지던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기조는 올해 들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펀드조사기관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2011년 1월 중 신흥국에 대한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이후 2월말 현재까지 신흥국에 대한 주식형 펀드 전반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을 알아보기 위해 선진국에 대한 펀드 유입액과 비교하였다. 2009년 이후, 신흥국에 대한 펀드의 합계인 All Emerging 펀드는 선진국에 주로 투자하는 International 펀드에 비해 대체로 더 큰 유입 규모를 보여 왔다. 2010년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지다가 2010년 말 이후 신흥국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 규모는 급감하는 반면 선진국 펀드에 대한 유입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가장 많은 규모가 유출되었고, 그 다음으로 라틴 아메리카, EMEA(신흥 유럽, 중동, 아프리카) 순이었다. 위기 이후 유입 규모가 컸던 펀드일수록 최근의 유출 규모도 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금 유출은 거시 경제적 요인과 투자 이익 실현이 맞물린 결과

이와 같은 자금유출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로 세계 경제의 회복양상에 대한 투자자들이 인식이 바뀌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위기 이후 선진국의 경기 회복은 더딘 반면 신흥국은 빠른 회복세를 보여 왔으나, 향후에는 신흥국의 경기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는 가운데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신흥국의 경우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으로 강도 높은 통화 긴축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여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반면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및 향후의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빠른 경기 회복에 따른 증시 상승 기대가 지금까지 신흥국에 대한 주된 투자 유인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이와 같은 인식 변화는 신흥국으로부터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진국 금리 상승에 따른 내외 금리차 축소도 신흥국 투자 감소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낮은 금리로 선진국의 자금을 조달한 뒤,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았던 신흥국 증시나 혹은 상대적 고금리였던 신흥국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양상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후 선진국의 금리는 상승하기 시작하여, 미국 국채 금리(10년 만기)의 경우 2010년 10월 초 2.4% 수준에서 2011년 2월 말 현재 3.4%로 상승하였다. 이렇게 선진국의 금리가 상승할 경우 신흥국의 상대적 투자유인은 줄어들어 신흥국 투자에 대한 비우호적 여건으로 작용하게 된다.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실현 및 추가 매수 제한 등 가격 메커니즘에 따른 조정 과정도 신흥국 자금 유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여 진다. 주가 및 통화가치 등이 이미 충분히 상승했다고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매수는 제한되는 한편 이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나타나게 되는데, 그것이 자금 유출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국의 주가 변화율을 보더라도 이런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이후 주요국들의 주가 하락율이 큰 순서대를 통해 대체로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 하락율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앞서 지역별 펀드자료에서 확인한 것과 같다.

한편 하락율이 큰 국가들의 경우 2009년 이후 지난 2년간의 상승폭 역시 높았던 경우가 많다는 것도 확인된다. 이는 거시 경제의 구조적 변화 이외에, 위기 이후 자본 유입이 많았던 나라들을 중심으로 이익 실현을 위한 매도 등 가격 조정 메커니즘의 영향이 클 가능성을 나타낸다. 앞서 펀드 자료에서 자금 유입이 많았던 지역에서 자금 유출이 심하게 나타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선진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크게 늘어난 단기투자 성격의 핫머니는 가격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인다. 투자 대상의 성장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입된 단기 투자자금이 많을 경우, 증시 하락이 거시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닌 일시적 이익 실현에 기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손실 최소화를 위한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

자금유출의 또 다른 이유로 최근 글로벌 불안요인 심화를 들 수 있다. 2011년 들어 이집트, 리비아 등의 MENA(Middle East, North Africa)사태부터 3월 초 일본 대지진에 이르기까지 국제 사회에 여러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확대되어 안전자산 선호 및 위험기피 경향이 강화된다.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신흥국은 위험 프리미엄 상승 및 투자자금 유출을 경험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주요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변동성 지수(VIX)와 아울러 신흥국 가산금리(EMBI+ 스프레드) 역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각 사건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확대시켰으며, 그것이 신흥국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위험 프리미엄이 상승할 경우 투자의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어, 경상수지 적자국 등 거시 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신흥국 자본 유입 추세, 규모는 줄더라도 이어질 가능성

올 들어 나타난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은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어우러져 다소 급격하게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조정과정이 진행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아직 추세 변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상대적 투자 유인 감소로 지난 2년간에 비해 신흥국의 자금 유입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나, 자금 유입의 기조는 다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할 전망이다. IMF의 전망치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2011년 주요 선진국(Major Advanced Countries)의 성장률은 2.0%인데 비해 신흥국의 경우는 5.8% 수준에 달하고 있다. 신흥국의 경기회복세가 다소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 투자유인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위험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면 상대적 고성장을 노린 투자자금 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신흥국의 주요 가격변수 수준에 대한 부담도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기 직후와 비교하면 최근의 가격 수준은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주가 및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한 이후 정상화되는 과정으로서, 그것을 기준으로 가격의 고평가 여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위기 이전의 수준이나 과거 장기 평균치를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신흥국의 주식이나 통화 모두 아직은 고평가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12개월 동안의 예상 수익 대비 현재 주가의 비율인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의 경우 MSCI 신흥시장 지수는 11배 수준으로 2000년 이후 평균 수준과 비슷하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과 비교해 볼 때, 현재 주가가 크게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된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최근의 주가 조정과정을 이끌었던 핫머니의 유출도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는 보고도 있다. RBS(Royal Bank of Scotland)에 따르면 최근 신흥국 증시에서 유출된 자금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 이후 유입된 상장지수펀드(ETF)이며, 그간 유입되었던 규모의 80% 가량이 이미 유출되어 추가적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명목실효환율로 본 주요 신흥국의 통화 가치도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위기 이후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최근의 통화가치 상승폭이 높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2011년 2월말 현재 주요국의 통화가치를 장기평균 수준(2000년 이후 평균)이나 위기 이전 수준(2007년 말)과 비교할 경우, 오히려 과거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통화가치의 수준 역시 신흥국 투자의 제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음을 의미한다.

각국의 금리 정책 역시 글로벌 자금흐름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통화완화정책을 유지하던 선진국이 전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및 유동성 축소 등으로 신흥국의 자금 유출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신흥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의 영향은 다소 양면적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긴축에 따른 성장 둔화로 증시 자금이 유출되거나, 채권 투자자의 경우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절매로 채권 시장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외금리차를 확대시켜 신규 채권투자가 유입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유가 급등과 같이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압력이 높은 상황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여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자금 유입은 줄어드는 대신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메리트를 얻을 수 있고, 경기를 우선시 하여 금리를 낮게 유지할 경우에는 그 반대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금의 유출입은 각국의 상황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신흥국 각국의 금리 인상이 자금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마다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가 주식과 채권 중 어느 자산에 더 집중되어 있는지, 채권투자 중에서 장기투자의 비중이 높은지 혹은 단기 차익거래의 비중이 높은지 등의 여부에 따라서 그 영향은 달라질 것이다.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신흥국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선진국 경기회복은 수출 주도형 성장을 하는 신흥국에게는 해외부문으로부터의 수입 수요 증가라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향후 선진국과 신흥국간 경기 동조화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그 때에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 규모 역시 증가할 수 있다.

일본 지진, 이집트 및 리비아 사태 등 국제적 불안요인은 상존


최근과 같은 국제 사회의 불안요인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일본 대지진과 같은 불안요인의 경우 우선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 심화로 이어진다.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는 한편, 위험프리미엄이 증가하고 투자 대상에 대한 차별화가 진행된다. 엔캐리 트레이드 등 자본 수출이 많았던 일본의 경우 예비적 자금 보유를 위한 자금 회수 양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신흥국의 입장에서는 자금 이탈을 야기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런 불안요인이 발생할 경우 각국은 신용위축 및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통화완화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신용 경색 등을 막기 위해 선진국이 통화 완화를 이어가는 경우, 이는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을 줄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결국 국제 사회에서 불안요인이 발생할 경우, 일차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해당 사안의 파급력과 그에 대응하는 정책의 강도 및 효과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사태는 우선 미국, 유럽 등 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더 장기간 유지하도록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도한 우려보다는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

요컨대 올해 초 나타났던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은 신흥국과 선진국 간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의 거시 경제적 요인과 기존 투자자금의 이익실현과 같은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것들은 구조 변화에 따른 추세적(trendy) 유출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경기 회복 과정에서의 순환적(cyclical) 현상으로 판단된다.

비록 순환적이라고 할지라도 투자자금이 일시에 급격하게 유출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신흥국의 상대적 투자 유인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급격한 자금 유출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게다가 선진국 경기회복이 다시 신흥국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신흥국에서의 자금유출 우려를 낮추는 요인이다.

단, 선진국 경기 회복 및 금리 상승 등으로 신흥국 투자의 상대적인 기대 수익률이 어느 정도 낮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 경우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입의 규모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펀더멘탈에 따른 신흥국 간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최근 국제 사회의 불안요인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충격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각국이 이미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충격이 닥칠 경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도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5조원에 육박하는 등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단기적으로는 최근 대외불안 요인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급격한 자본 유출이 나타나면서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LG경제연구원 최문박 연구원 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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