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수급이 꼬이면서 단기 조정을 겪은 국내 증시가 예기치 못한 유가　급등을 몰고 온 리비아발 사막폭풍에 더욱 파랗게 질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이달 안에 1,94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중동 민주화 시위가 워낙 예측 불가능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지수 전망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에는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 일정이 몰려있어 악재가 추가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장중 1,970대 초반까지 빠지며 올해 최저점(1,959.71)에 근접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과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외국인이 나흘 만에 '팔자'로 돌아서고 프로그램 매매도 이틀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는 등 수급 상황마저 악화됐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정받을 명분이 많은 상황"이라고 요약했다.

   황 센터장은 "코스피가 1,950선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5월 유럽 재정위기를 되돌아보면 일시적 요인으로 불안 심리가 조성될 때 지수 하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난해 경우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도 지수가 반등했다. 저가 매력을 고려할 때 지금 국면에서는 주식형 자산을 사들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까지 1,940선 정도를 지수 하단으로 예상한다.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기 전까진 부진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이어 "중동 민주화 바람과 함께 이달 들어 이어진 수급 불안도 여전하다. 3월 남유럽 국채 만기 도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다음달 중순까지는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황 센터장과 차이를 보였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하단은 1,940 정도로 본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는 정치적 이슈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지수 전망 자체가 의미 없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