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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일본 전자 기업, 감량후 성장엔진 가동LG경제연구원, 유미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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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7.04  14: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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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에 맞서온 지난 1년간 일본 기업들은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체질 개선으로 실적 회복에 물꼬를 틀었다.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소재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 엔진을 가동하며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 개선된 실적, 부활의 신호탄인가

지난 5월, 일본 전자 기업의 2010 회계연도(2009년 4월부터 2010년 3월까지)의 실적이 공개되었다. 2009년 3월, 충격적인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010년 3월에 발표된 성적표는 조금 나아 보인다. 일단, 영업이익의개선이 눈에 띈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파이오니어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 모두 1~3%수준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은 다소 하락한 모습을 보인다.

사실, 호들갑을 떨만한 성과는 아니다. 같은 업종에 속한 LG와 삼성의 작년 성과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전자 업계 자체의 호황이라는 외부 요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영업이익이 개선되었다지만 순이익은 여전히 적자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앞으로의 실적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다. 소니의 경우, 2011 회계연도(2010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에는 500억엔에서 700억엔 규모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10 회계연도의 순손실408억엔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파나소닉도 마찬가지다. 2010 회계연도의 경우, 영업이익이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외 비용 때문에 1,035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회계연도 2011 회계연도에는 700억엔의 순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소니, 파나소닉에 대한 주요 증권사의 전망을 살펴보면, 일단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 대해 중장기적인 상승세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모건 스탠리의 경우, 파나소닉의 매출 전망치를 이전에 비해 다소 하향 조정하였고, 메릴린치는 소니의 영업이익에 대해 이전 수치보다 보수적인 수정 전망치를 내놓았다(그림1. 참조).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전년도에 비해 개선된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치는 있어도, 아직까지 두드러지는 회복 사인은 없는 지도 모르겠다. 일본 기업들이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는가.

   
 
  ▲ 그림1. Sony와 Panasonic의 실적 전망치(2010년 6월 현재)  
 


■ 일본 기업에 대한 외부 전망

증권사 등 외부 기관이 일본 기업의 회복 조짐, 또는 위험 요소로 거론하고 있는 사항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파나소닉의 경우 산요전기 인수로 인한 전지 사업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또한 파나소닉과 산요전기의 백색 가전생산 시설의 통합 역시, 파나소닉의 중장기 실적에 프리미엄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3D 시청이 가능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TV가 부상할 경우 그간 PDP 중심 전략으로 손해를 보았던 TV 사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디지털 전자 기기 부문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TV 사업의 전략적 포지셔닝 부재 역시 마이너스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소니에 대해서는 앞으로 출시될 다양한 신제품과 서비스가 향후 매출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에 대한 초기 투자 비용(R&D 및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창출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며, 그밖에 부품 제조 설비의 경량화(Asset-light), 경영진들의 의사 결정 구조 개선 등이 장기 성과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샤프의 경우,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장쑤성 난징의 8세대 LCD 공장 건립이 진행중이다. 다만 중국 패널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LED 및 3D TV 시장의 패널 수요 증가가 샤프에게는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고,태양전지 사업 역시 일본의 내수 시장 성장 가능성과 유럽 및 미국 시장으로의 확대 등을 통해 향후 매출에 공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지난 1년 간의 체질 개선 활동

실제로 지난 1년 간 일본 기업들은 어떤 조치들을 단행했을까?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떤 실행 조치들이 이어졌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그림1. Sony와 Panasonic의 실적 전망치(2010년 6월 현재)  
 

● 비용 절감 노력으로 가시적 성과 이룩

방만한 생산 설비와 비효율적인 연구개발 투자, 높은 인건비 문제는 일본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늘 지적되던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를 고치는데 주저했던 배경에는 이것이 결국 높은 매출을 이끌어내는 투자가 된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불황을 겪으면서 일본 기업의 생각은 변했다. 매출을 올려서 이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매출 규모가 작아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년 간 일본 기업들은 인력 삭감,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압축, 협력 업체로부터의 조달 단가 인하 조치들을 실행했다.

2008년 말, 당시 소니는 16,000명 이상의 인원을 감축하여, 약 3,000억엔이 넘는 고정비를 절감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2008년 12월을 시작으로 2009 회계연도(2009.04~2010.03)에 이르기까지, 총 11개의 공장이 통폐합 되었고, 생산 거점 별로 분산된 경영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개선되어 불필요한 낭비가 줄었으며, 3,300억엔 이상의 고정비용이 절감되었다고 한다. 목표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경쟁력 있는 조달 업체를 선별하고,구매를 집중함으로써 변동비용 5,000억엔을절감하기로 한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소니의 2009년(2010년 3월 결산 기준)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00억엔이 늘어난 3,180억엔이 되었다. 이를 통해 현금흐름 역시 3,000억엔 이상 증가하였다.

파나소닉 역시 강력한 원가 절감 활동과 함께 전 사업 부문에 걸친 조기 퇴직금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2009년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였다. 2009년(2010년 3월 결산 기준) 한 해의 영업이익은 1,905억엔을 기록, 전년보다 161%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집행된1,445억엔의 구조 조정 비용 때문에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으나, 재료비와 고정비에서 각각 600억엔, 3715억엔이 절감되어 순손실 규모는3,790억엔에서 1,035억엔으로 크게 줄었다.

도시바는 2009년 내에 최대 3,300억엔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설비 기계의 리스 계약을재검토하고 연구개발 비용 삭감을 추진했으며,영국 TV 공장 폐쇄, LCD TV 외주 생산 규모확대, 휴대폰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과 같은 생산 설비 구조조정도 진행했다. 도시바의 경우 영업이익이나 현금흐름에서 뚜렷한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년 간 단행된 비용 절감으로 손익분기점이 낮아진 이상, 향후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해 볼만하다.

   
 
  ▲ 그림2. Panasonic의 2010년 영업이익 분석  
 

● 뚜렷한 사업 구조조정은 보이지 않아

또 한가지 일본 기업의 문제로 지적되었던 것은 방만한 사업 구조다. 대부분의 일본 전자기업은 IT 기기, 가전, TV, 모바일 및 각종 부품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종합 전자 기업으로서, 이들이 내수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영역이 중첩되고, 수익성도 낮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각자 강점이 있는 핵심 사업 중심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일본 기업의 사업 구조조정 사례를 살펴보면 크게 눈에 띄는 구조조정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소니의 유기 EL TV 사업 철수가 있었으나, 이것은 파일럿 형태의 신사업이었으므로, 굵직한 구조조정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파나소닉의 경우도, 사업 철수는 없었다. 산요의 휴대폰 사업 부문 매각이나, 파이오니어의 디스플레이 사업 철수 역시 2009년 초에 이미 확정된 것이고, 그 외에 추가적인 조치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가 2008년 HD-DVD 사업에서 철수하고, 영상, 음악 관련 자회사의 처분, 긴자의 옛 본사 건물 매각 등을 통해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였고, 낸드 플레시메모리 분야에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 하겠다.

■ 성장 엔진 가동 중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 개편이 체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라면, 신규 시장 공략이나 신사업은성과 창출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다. 일본기업들은 포화된 내수 시장에서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소재 기술력을 기반으로 신사업에 진출하여 새로운 성장 엔진을 가동하려하고 있다.

● 신흥시장 공략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수요 부족에 직면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새로운 수요처로 신흥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선진국 소비자와 신흥 경제국의 상류층이 그간 일본이 공략하던 주요 고객층이었다면, 최근에는 시장 규모가 큰 신흥 시장의 중간 소득층이 일본 기업의 새로운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간 소득층, 즉 대중소비 시장 개척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회사는 파나소닉이다. 파나소닉은 최근 철저한 글로벌화를 통해 2018년에 전자 사업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경영 계획을 설정했다. 현재는 해외 매출 비중이 48%에 불과하지만 3년 후에는 55%, 2018년에는 60%까지 끌어올려 성장을 위한 주요시장을 일본이 아닌 해외로 옮기겠다는 포부이다.

인도 시장은 파나소닉의 전략적 시장 중하나로 최근 몇 년 동안 소매 판매망 확장에 상당히 공을 들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파나소닉은 인도 중산층의 라이프 스타일, 취미, 기호를 면밀히 분석하여 그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발 빠르게 생산, 판매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일례로 인도의 에어컨과 냉장고를 들수 있다. 인도는 일년 내내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에어컨이 항상 켜져 있어야 하므로 리모콘이 필요없고, 한 가족이 한 방에서 같이 자는 일도 많기 때문에 기류를 제어하는 기능 역시 없어도 된다. 이러한 기능들을 제거함으로써 제품의 가격대를 낮추고, 중산층이 파나소닉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냉장고에는 시장 특성을 고려하여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인도에서 자주 발생하는 정전 사태에 대비하여 전기가 멈추어도 일정시간 작동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파나소닉이 인도 시장 공략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 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파나소닉은 BRICs와 베트남 시장을 핵심시 장으로 표방해 왔는데 , 최근에는 ‘MINTs+B(멕시코,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 발칸반도 국가군)’으로 시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서 인도의 역할은 매우 크다. 인도의 배후지에는 중동이 있고 그 뒤에는 아프리카가 있기 때문에 신규 시장 공략을 위한 지리적 거점으로도 인도의 중요성은 클 전망이다.

소니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종래보다 30% 이상 싼 4만 엔대의 액정TV를 선보여,2009년 4/4분기에 처음으로 TV 사업에서 흑자를 거두었다. 이것은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두바이 현지거점에 인도인을 적극 채용함으로써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 외에도 파이오니아가 중국 현지 기업과의 합작하여 개발-생산-판매 전 과정을 현지에서 완결하는 저비용 모델 구축을 추진하는 등, 신흥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전략 변화와그를 위한 적극적인 실행 조치들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 소니의 구글 TV와 가정용 3D 엔터테인먼트  
 

● 신개념 TV 시대 선도

삼성과 LG 등 한국업체에 LCD, PDP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상실했던 일본 TV 업계가 절치부심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3D TV 시장이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2010년을 3D 제품의 보급원년으로 삼아 기술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소니는 3D 시대를 앞당겨 잃었던 TV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획하에 3D 하드웨어와 컨텐츠를 개발, 새로운 형태의 3D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소니 픽처스를 통해 3D 영화 제작, 제공이 가능한 강력한 가치 사슬을 가지고 있으며 BRAVIA TV를 중심으로 블루레이 디스크, VAIO 그리고 Play Station 3와 같은 다양한 장치를 통해 가정용 3D 엔터테인먼트 달성을 꾀하고 있다.

소니는 또한 2010 남아공월드컵을 3D로 중계하기 위해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 제휴를 체결한 바 있으며, Discovery 채널 및 IMAX와의 제휴로 하절기 중으로 새로운 3D 채널도 출시할 계획이다. 소니는 한편 인텔, 로지텍 등과 더불어 구글 TV에 합류함으로써 인터넷 TV 서비스 부문에 있어 경쟁 업체보다 세계 시장을 향해 한 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가을부터 베스트바이 매장과 소니 직영 매장에서 구글 TV 플랫폼을 탑재한 TV 단말을 판매 개시할 예정이다.

현재 3D PDP를 판매 중인 파나소닉은 오래 전부터 연구 개발을 위해 파나소닉 할리우드 연구소(PHL)를 설립하고 할리우드 영화의 3D 블루레이 오소링 작업, 3D 영상 인코딩 등을 영화사와 함께 행해왔다. 파나소닉은 기존2D 영화의 3D 블루레이 영상화에 가장 우수한 화상 압축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가전업계로는 유일하게 3D 영상을 위한 총제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이 밖에 미국 Direct TV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3D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

● 에너지 분야로 사업영역 확대

일본 전자 기업들의 차세대 전장은 에너지 사업이다. 일본은 여전히 첨단산업과 미래 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나라 중 하나이다. 기초기술과 소재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거기에 글로벌 전략이나 응용기술을 더한다면 얼마든지 신사업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태양전지는 일본이 차세대 성장 업종 1순위로 꼽아 그 귀추가 주목되는 분야이다.

샤프는 약 720억의 규모를 투자, 사카이현 LCD 공장 인근에 박막형 태양전지 셀 신규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소니의 구글 TV와 가정용 3D 엔터테인먼트 LCD 패널을 생산해 온 기술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타 기업 대비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입지라는 점에서 상당한 경쟁우위로 작용될 전망이다. 샤프는 일찌감치 생산 현지화 전략을 통해, 올 초 이탈리아에 태양전지 셀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는 사카이현의 박막형 태양전지 셀 신공장을 시작으로 일본 내수 시장과 유럽 시장까지 겨냥하려는 샤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 해 산요전기 인수를 마무리한 파나소닉은 산요전기의 태양전지를 기반으로 2015년 세계 3위의 태양전지 업체에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파나소닉과 산요전기 두 업체가 통합하게 되면 충전 배터리 시장, 특히 도요타나포드, 혼다 등 자동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카 배터리로 사용되는 니켈수소전지 업계에서 좋은 입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할 수있게 됐다.

한편, 도시바는 세계 시장 점유율 9위인 미국 썬파워(SunPower)로부터 고효율 태양전지 패널을 조달하여 올 4월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을 출시하였다. 이는 에어컨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발전 효율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전자 기업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때

작년 3월, 일본 기업의 실적이 발표되었을때, 마치 일본 전자 업계 전체가 먹구름에 싸여있는 듯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 경제의 불황이 끝날 듯 끝나지 않으며 10년을 보낸 것처럼, 일본 기업의 체질 개선 역시 양치기 소년의 외침처럼 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일본 기업들이 의외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니의 경우 제조 모델을 바꾸면서 환골탈태를 꿈꾸고 있고, 파나소닉은 가전과 에너지 사업을 결합한 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 과감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점도 눈 여겨 보어야 한다. 프리미엄을 고집하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현지화나 공격적 가격 전략을 쓰고 있는 것도 괄목할 만한 변화다.

물론, 일본 기업의 현재 상황이 쇠락을 떨치지 못할 구세대 기업이 보여주는 마지막 카드인 지도 모른다. 일본 업계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었던 방만한 사업 구조에 대한개선 작업이 여전히 지지부진 한 것도 회의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당시 가장 혁신적인 CEO로 불렸던 마이클 델로부터 ‘회사를 분할하여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게 낫다’는 혹평을 받았던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바로 애플이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애플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되었다.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 경쟁전면에 나설 일본 기업들의 새로운 도전에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할 때이다.

[유미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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