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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경제 전망, 순탄치 않을 여정’…LG경제연
박진우 기자  |  adam@c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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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31  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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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일보] 저성장이 고착되는 가운데 여전히 남아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불씨,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국 재정절벽의 파장, 성장 정체로 비틀거리는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과거 회귀 가능성... 2013년 세계경제의 자화상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제 2라운드이기도 하지만 위기 이전까지 파행적으로 전개됐던 세계경제의 정상화 과정이며 동시에 위기 이후의 세력재편에 따르는 진통으로 볼 수 있다.

포용적 성장으로의 성장패러다임 변화, 민간에서 정부로의 디레버리지 중심축 이동,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글로벌 불균형, 통화완화와 금융규제 강화, 환율 갈등의 재점화 등 지난 시기의 불균형을 회복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변화들은 2013년 세계경제의 수수께끼를 읽어낼 단서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정과정이 순조로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부채 축소 과정에서 선진국의 수요 회복은 더디고 교역증가율도 완만해 신흥국의 성장 역시 주춤할 것이다. 세계경제 성장률의 측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소폭 회복에 그치는 이유다. 양적 완화 흐름 속에서 금융규제는 강화돼 자본이동의 방향성 예측이 쉽지 않아 부분적 버블 가능성도 있고 통화가치 역시 성장세 등에 따라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성장 자체보다 성장의 효과를 퍼지게 하는 방향 전환이 가시화될 전망이며 국제공조보다는 자국이익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강화될 전망이다.

2013년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 우리 경제에서 세계경제의 절대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특히나 궁금한 부분이다.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감이 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상황 악화 가능성 등 유럽 재정위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여기에 미국 재정절벽의 파장이 자칫 커질 수도 있고, 성장의 정체로 비틀거리는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기 면에서는 세계경제의 저성장이 고착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양상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나면서 생겨난 위기의 제 2라운드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보다 큰 관점에서 보면 2000년대 들어 파행적으로 전개됐던 세계경제의 정상화 과정이며 동시에 위기 이후의 세력재편에 따르는 진통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돌이켜보면 위기 이전 세계경제는 비정상적이고 지속불가능한 부분이 많았다. 전세계적인 저물가에 따른 저금리가 금융 부문의 팽창 및 투기적 행태와 맞물려 세계 곳곳에서 부동산 버블을 낳았다. 이로 인한 선진국의 과잉소비와 글로벌 자본이동은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s)을 불러왔다. 여러 문제의 이면에 가계와 정부 등의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 누적이 있었지만 골디락스로 불리워진 고성장의 달콤함에 묻혀 지나갔다. 한편 자유화의 흐름 속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소득불평등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정상화’와 ‘세력재편’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스페인이나 그리스 등 PIGS 국가들의 파업은 재정감축의 고통에 대한 반발이며 미국의 재정절벽은 의회와 행정부간의 마찰임과 동시에 소득계층간의 대리전이라는 성격을 띤다. 신흥국의 굴기에 대한 선진권의 견제가 통상마찰 및 환율갈등으로 나타나면서 세력재편 역시 곡절을 겪을 전망이다. 제반 문제에 대한 글로벌 공조 역시 어려운 형편이다. 이러한 점에서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든 간에 세계경제의 주요 이슈들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때마침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세계경제의 여러 이슈에 대한 접근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하에서는 2013년 세계경제의 enigma(수수께끼)를 풀 단서들로서 ▲포용적 성장 ▲디레버리지 ▲글로벌 불균형 ▲신흥국 부상 ▲원자재 ▲글로벌 자본흐름 ▲환율 변화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성장 패러다임, 포용적 성장으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성장 패러다임의 분기점이었다. 1980년 이후 이어져 온 규제완화, 민영화, 무역과 금융의 자유화의 흐름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의 성장을 촉진했다. 긍정적인 측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장의 뒷켠에는 글로벌 불균형, 소득격차 확대, 부채확대 등 여러 문제들이 쌓여 갔다. 특히 소득격차 확대는 금융위기로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부각되었다. 대체로 성장확대는 불평등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의 경우도 성장속도가 빠른 시기에 지니계수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했다. 절대적인 소득 증가는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개도국들이 주로 시행하는 불균형 성장정책은 해당 부분에 종사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나머지 부문은 성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향은 선진국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금융산업의 효율성 강조, 규제완화는 결국 해당 부분의 과다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혐의가 짙다. 결국 각국의 경제구조나 정책에 따라 불평등 정도는 달라진다.

대체로 개방이나 규제개혁은 이득을 보는 부분의 소득증가를 의미하며, 그러므로 세계화와 개방은 소득격차 확대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불균형 성장정책이 낙수효과 등으로 경제전반의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면 소득격차가 축소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는 소득격차 확대, 숙련이나 학력 프리미엄의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생산과정의 분해와 글로벌화, 아웃소싱 확대로 가치사슬(Value Chain)이 한 국가 안에 머물기보다는 여러 나라에 널리 분포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장비나 소재를 이용하여 한국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이 이루어지고, 나머지 부품을 포함한 최종조립은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러한 경향은 결국 낙수효과의 약화로 이어지게 되며 성장의 과실이 과거와는 달리 적어지게 되었다.

2013년은 성장패러다임의 전환기

2013년은 성장 패러다임의 변모 과정에서 중요한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2008년 이후 그간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의 여파를 극복하는 데 노력을 경주하였다. 미국, 유럽은 금융부문의 부실, 경기 침체, 국가부채 확대 등의 난제를, 개도국은 선진국의 경기후퇴에 따른 수출수요의 약화와 그에 따른 성장저하라는 과제를 극복하는데 힘써왔다. 위기의 여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후 이제 각국은 불균형 성장에 대한 반성과 해결을 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2013년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영향력 제한, 소득격차 축소, 노동조건 개선 등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소득 상위층에 대한 증세, 의료보험을 도입한 오마바 행정부가 재집권하였다. 중국의 경우 부패척결과 함께 조화로운 경제발전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내세운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였다. 인도에서도 과거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감수하는 대신 소외계층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는 불균형 성장이나 효율성을 중시한 정책에서 벗어나 성장에서 소외된 계층과 부문을 적극적으로 포용(Inclusive)하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의 지속성과 질이 떨어질 수 밖에는 없다는 인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과거에 비해서는 수출보다는 내수 중심, 감세를 통한 해외자본 유치보다는 복지와 적자재정 축소를 위한 유효세율의 인상, 더 나아가서는 무역장벽 강화를 통한 자국 내 산업보호 등의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움직임이 세계화 및 개방의 확대라는 큰 흐름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 각국이 세계화와 개방의 확대 과정에서 성장률이 크게 높아졌고 삶의 질에도 큰 개선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에 비해 각국의 경제구조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가치사슬에서 벗어나는 것은 단기적으로 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불균형 성장 정책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고 성장의 효과가 더 많은 계층으로 흘러들 수 있도록 하는 등 성장정책의 부분 수정이 유력할 것이다. 직접적인 소득보전보다는 교육, 의료 등 사회적 인프라구축, 특정 부문에 대한 지원보다는 공정거래 강조, 자본유치를 위한 감세 및 인센티브 제공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등 포용적 성장(Inclusive)을 강조하는 기조로 점차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성태 책임연구원 st@lgeri.com)

2. 디레버리지의 중심축, 민간에서 정부로

가계부채 조정되었으나 정부부채 급증

글로벌 금융위기는 선진국 소비자들이 능력 이상의 부채를 차입하여 소비했다가 이를 갚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다. 가계와 금융기관들은 빠르게 상승하는 자산가격이 미래의 성장활력을 반증해주는 것이라고 오해했으나 자산가격이 급락하자 가계의 상환능력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금융기관이 연쇄부실에 빠지게 된 것이다.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2000년대 축적되었던 부채가 적정한 수준까지 줄어들어야 한다. 적정한 부채수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경제주체들이 부채불안 때문에 제대로 소비나 투자 등 수요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멈추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부채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위기 이후 가계부문의 부채는 어느 정도 조정되었다. 미국 가계부채는 2008년 GDP의 97.2%에서 올해 2분기 기준 83.1%로 크게 줄었다. 유로존도 가계부채/GDP 비중이 2009년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축소는 상당부분 정부로의 부채 이전을 통해 가능했다. 위기 이후 선진국 정부부채는 가계부채가 줄어든 이상으로 더 빠르게 늘었다. 선진국의 평균 정부부채/GDP 비중은 2008년 81.0%에서 2009년에는 94.5%로 급증했고 이후 상승세가 이어져 2012년에는 109.9%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는 선진국 정부의 부채라 할지라도 더 이상 경제주체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부채를 줄이지 못할 경우 선진국 정부도 신용등급 저하 등 신뢰위기를 맞게 되며 최악의 경우 채무불이행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남유럽 재정위기 진행 과정에서 드러났다. 신뢰위기를 피하기 위한 선진국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노력은 2011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올해에 더욱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부채가 지난해 GDP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은 예산관리법에 의해 재정적자가 강제적으로 줄어들게 되는 정책을 올해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급격한 적자축소로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재정절벽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치권이 재정적자 축소 규모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중기 재정건전화 흐름이 결정될 것이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적자감축이 유로존의 존립근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올해부터는 EU 회원국들이 정부부채나 재정적자가 안정성장협약 기준을 초과할 때 예치금을 쌓는 등 페널티가 부과된다. 독일, 핀란드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가 재정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부채/GDP 비중이 200%를 크게 넘어서는 일본도 적자감축이 중요하다.

개도국 정부도 부채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아직 정부부채의 규모가 크지 않아 재정운용 여지가 있지만 부채확대가 결국 정부의 신뢰와 연결된다는 점이 드러난 이상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과거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할 것이다. BRICs 등 위기기간 중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던 개도국들은 장기적인 재정건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인도는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GDP의 5%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는 재정적자를 2017년 3%까지 순차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브라질도 국가부채/GDP 비중이 EU에서 제시하는 기준인 60%를 넘어서 추가적 재정지출의 제약요인이 될 전망이다.

성장 둔화 장기화될 전망

정부수요의 위축은 세계경제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13년 예상되는 선진국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규모는 세계전체 GDP의 0.5%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지출의 승수효과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크지만 대략 승수를 1로 가정할 때 세계경제 성장률이 0.5%p만큼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또한 국가부채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정부는 경기조절, 성장기반 확충 등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적자를 줄여가는 과정에서 저항이 큰 복지부문보다는 상대적으로 SOC 부문이나 미래산업, 기초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 등을 더 줄이기 쉬울 것이다.

국가부채/GDP비율이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을 없앨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줄어들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R&D, SOC 투자가 위축되어 경제의 장기적인 생산능력을 떨어뜨리게 된다면 3% 내외로 예상되는 세계경제 성장률도 하향될 수 있다. (이근태 연구위원 gtlee@lgeri.com)

3. 글로벌 불균형은 일단 진정 국면

미국과 중국, 산유국 등에서 특히 불균형 완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나타난 특징 가운데 하나는 글로벌 불균형이 급격히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불균형이란 상품 및 서비스 거래에서 특정 경제권이나 국가가 상당 폭의 흑자 혹은 적자를 기록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불균형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다. 대표적으로는 미국의 저축부진과 과잉소비가 원인이라는 주장과 중국의 수출 증대를 위한 환율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이밖에 선진국의 과잉유동성과 자산가격상승이 원인이라는 데에도 견해가 모아져 왔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전세계 GDP 대비 각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의 절대치의 합으로 표시되어 글로벌 불균형의 확산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글로벌 불균형 지수)는 1.5~3% 범위에서 오르내렸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글로벌 불균형이 세계경제의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불균형 지수는 2000년대 초반 3%에서 2000년대 중반에는 6% 수준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불균형 지수는 2009년부터 4%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불균형이 줄어들었지만 특히 미국과 중국, 산유국 등이 전체 규모를 줄이는데 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한 2008년 GDP의 4% 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는 3%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007년 GDP의 10%를 넘었던 중국의 흑자 역시 2008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2009, 2010년에는 5.2%, 이후에는 3% 수준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금융위기 이후 수요 둔화로 유가가 하락하면서 산유국의 상품수지 흑자도 줄어들었다.

구조적 요인과 일시적 요인이 혼재

글로벌 불균형이 완화된 것은 크게 경기적·일시적 요인과 구조적·추세적 요인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경기 요인으로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및 교역 감소를 들 수 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과 미국 가계의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입수요가 줄어 선진국의 적자와 신흥국의 흑자가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과거 미국의 경기침체로 세계경기가 매우 부진했던 1982년, 1991년, 2001년에도 전세계 교역이 축소되며 경상수지 불균형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거대한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하던 중국이 리먼사태 발생 후 건설투자 확대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나선 것도 한 몫 했다. 이는 수입을 유발해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2011년 일본이 대지진으로 인해 일시적인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도 부분적으로 불균형 해소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도 산유국의 흑자규모를 축소시켜 글로벌 불균형 완화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추세적인 요인으로는 신흥국의 소비가 선진국보다 훨씬 빨리 늘어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신흥국의 소비와 이에 따른 수입이 선진국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등 주요 흑자국들의 경제구조 개혁에 따라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고 수출의 기여도가 낮아지는 것도 이러한 추세에 일조하고 있다. 아울러 경상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흑자를 지속하는 신흥국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꾸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2000년대 중반부터 완만히 강세를 보여 오다가 금융위기 이후 절상세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셋째, 민간의 경상수지가 저축-투자 갭과 재정흑자의 합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적자 축소세도 선진국의 경상수지를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시행효과가 중요하나 당분간 불균형 큰 폭 확대는 없을 듯

IMF는 향후 감속은 되겠지만 글로벌 불균형 완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불균형 완화세가 확실히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2년 중에도 나라에 따라 불균형이 소폭 늘어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에서 경기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도 아직은 불균형 완화세가 불안정한 것으로 평가하게 한다. 미국의 경상수지적자 축소는 상품수지의 적자 축소보다는 소득수지 흑자 확대에 기인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중국의 경우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넘어서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되고 있는데 구조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국, 유럽 등의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경기 요인은 시간이 지나면 불균형을 확대시키는 힘으로 작용하겠지만 세계경제의 저성장 장기화를 고려하면 그 힘은 강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결국은 미국과 유럽의 재정적자 감축노력이나 중국의 구조개혁을 위한 정책시행효과와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얼마나 강할 것인가에 따라 글로벌 불균형의 속도가 조절될 전망이며, 당분간은 현 수준을 중심으로 소폭 변화가 예상된다. (신민영 수석연구위원 myshin@lgeri.com)

4. 신흥국 부상과 New Normal로 가는 파열음

신흥국 경제의 부상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본격화됐다. 미국 월가의 도미노 파산으로 선진국 경제위기가 표면화된 탓이지만, 그 근저에는 미국과 중국이 대표하는 글로벌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다. 불균형 해소과정에서 빚잔치를 벌여온 선진국 진영의 글로벌 파워가 위축되는 반면, 더욱 씀씀이를 키우게 되는 신흥국 진영의 발언권이 강해질 것은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신흥국 경제는 비교적 튼실한 재정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으로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며 글로벌 경제의 주요한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의 경우 신흥국 경제의 글로벌 GDP 비중은 49.8%(PPP기준, IMF)로서 위기 직전 2007년 44%에 비하면 눈에 띠게 높아졌다. 2013년은 신흥국 GDP 규모가 선진국을 앞서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전망이다.

신흥국 경제의 부상은 대외신인도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국가 신용등급의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의 신용등급이 2007년 AAA에서 현재 AA+로 강등된 것을 비롯(S&P 기준),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프랑스도 같은 기간 AAA에서 AA+로 내려앉았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 국가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반면 금융위기 전과 현재를 비교해 신용등급이 개선된 곳은 중국, 브라질,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등 대부분 신흥국 그룹이며, 특히 아시아 신흥국의 위상 강화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신흥국 경제도 지난해 들어 주요 수출시장인 선진국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재정파워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제조역량이 뒤처진 국가들이 경기 부침을 크게 겪는 모양새이다. 전체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BRICS국가들이 대외적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경제권이 내수 성장과 자원 우위를 앞세워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의 재부상으로 지역 갈등 가능성 고조

아시아 경제의 재부상은 인류역사 상 기념비적인 일이다. 인도 무굴제국(1526∼1857) 및 중국 청조(1636∼1912)의 쇠퇴 이후 국제 경제무대의 종속변수로 여겨졌던 태평양 서쪽, 아시아권이 드디어 유력한 주인공으로 재부상한 것이다.

사실 아시아권의 부상은 일정 부분에선 선진국 진영도 바라던 바였다. 위기극복을 위한 글로벌 협조게임에서 아시아 등 신흥국들의 역할이 절실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G20’ 정상회의이다. 1999년 이후 20대 경제대국의 재무장관 회담에 머물렀던 G20 회의가 2008년 정상회의로까지 격상된 것은 높아진 신흥국들의 위상을 인정해야만 실질적으로 거시경제 정책에서의 공조나 금융규제, 국제금융기구 개편 등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G20엔 2010년 정상회의 개최국 한국을 비롯,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신흥국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향후에도 협조게임 양상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이다. 선진국 진영에서 G20이란 협상채널이 지나치게 다원화돼 비효율적이란 비판이 제기된 데다, 재정위기가 심화하면서 협조게임을 지속할 명분과 체력이 점차 고갈되고 있다. 두 진영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만큼 중대한 지구촌 이슈였던 기후변화협약에서 첨예한 입장 차이만 드러낸 채 의미 있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2013년은 높아진 아시아 신흥국 진영의 경제위상만큼 갈등의 파고도 높아질 공산이 크다. 특히 지역안보 및 통상 현안에서 중국의 목소리가 커져 미국과의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미국은 2011년 말 미군의 호주 주둔을 신호탄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자국의 전략적 이해를 관철시키겠다는 개입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국력의 외연을 아시아 권으로 넓히고 있는 중국과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이 인접국들과 벌인 여러 영토분쟁에서 상대국 입장을 두둔한 데 이어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250%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강수를 뒀다.

반면 중국의 5세대 시진핑 지도부는 고도성장기가 끝나자마자 정치개혁과 재분배 강화란 사회경제적 난제에 봉착해있다. 대외적 갈등 국면에서 미국의 이익을 절충하는 우회적 해결방법은 공산당의 국민적 지지기반을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최근 항공모함을 취역시켜 분쟁지역에서의 작전반경을 넓힌 데 이어, 달 탐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에서 대외 강경노선을 추구하는 자민당 보수정권이 출범, 동아시아의 긴장국면은 더욱 고조되는 형세이다.

올해 동아시아 경제외교는 미중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가운데 복잡한 셈법이 등장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그 의존성을 탈피하는 카드로서 미국의 개입을 반기는 아시아 국가들이 적지 않다. 한국, 일본을 비롯하여, 호주 대만, 미얀마, 인도 등인데, 이들간 상호 협력관계도 과거사에 따라 복잡하다. 한국은 특히 북한이란 화약고를 안고 있다. 북한이 핵 전력을 강화할수록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해지고 이는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 한국이 전략적으로 갈등의 당사자가 아니라, 조정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박래정 수석연구위원 ecopark@lgeri.com)

5. 자원기술혁신으로 OPEC의 영향력 약화

기술 혁신을 통한 비전통 화석 에너지의 생산 확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2년 세계 에너지 전망’을 통해 2017년에는 채굴기술 발달로 비전통 화석에너지 개발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세계최대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이유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지난 11월 연차보고에서 2016년까지 OPEC산 원유에 대한 세계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하 2,000m 이상의 암석 층에 매장된 셰일가스는 수년 전부터 수평채굴, 수압파쇄, 지하지층구조 시뮬레이션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발전하면서 개발 코스트가 떨어져 생산량이 확대되어 왔다. 이러한 셰일가스의 개발은 천연휘발유인 NGL(Natural Gas Liquids)의 생산 확대, 타이트 오일의 개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 붐은 자원량이 많은 비전통 자원 전반에 대한 개발 의지를 고취시키면서 중국, 중남미, 유럽 등 지역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노동력의 무제한 공급 가능 경제에서 노동력 공급 제약 경제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인해 자원에 대한 수요 증가 패턴이 과거 고성장 시기에 비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2년 연차전망을 통해 중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율이 2000~2010년 평균 7.3%에서 2010~2020년에는 3.4%로 절반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수요는 둔화되는데 공급은 확대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지난 10년에 비해 더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석유공급 능력 확대가 북미 등 비교적 정세가 안정된 곳에서 집중되면서 석유공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세계석유 공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종교갈등과 민주화 욕구 등은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에너지 교역의 흐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에너지 사용국인 미국은 최근 3년간 석유와 천연가스의 순수입량이 각각 23%, 35% 감소한 반면 석탄 수출은 2012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전통 화석 에너지의 생산 확대가 중국, 아르헨티나, 폴란드 등으로 확산되면서 에너지 수출입 구조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향후에는 미국이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러시아가 천연가스 수출을 동북아로 전환하는 등 에너지 교역 구조가 변화될 것이다.

에너지 시장, 당분간 안정된 모습 예상

최근 들어 국제유가는 매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2010년 배럴당 78달러에서 2011년에는 105달러로 36% 상승한 후 2012년에는 109달러로 3%의 낮은 상승에 그쳤다. 2013년에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의 수요가 지난 10년처럼 빠르게 늘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석유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비OPEC의 석유공급이 늘어나면서 초과공급 상황이 발생해 유가가 제한적인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내 천연가스 가격과 아시아 지역의 연료탄 가격은 2012년에 나타난 두드러진 약세에 따른 공급위축으로 인해 소폭 반등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수준이 유지되어야 비전통 자원과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공급 쇼크의 발생이 억제될 수 있는 실정이다. 과거와 달리 OPEC은 전통 석유 등의 추가 생산 여력에 한계가 있는 데다 민주화 압력이 고조되면서 복지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고유가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국 경합관계에 있는 에너지 생산확대에 제동을 걸기 위한 대규모 증산 전략을 OPEC이 강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는 수요가 지난 10년처럼 빠르게 늘어나기는 힘든 반면 공급은 기술혁신을 발판으로 확대 속도가 높아질 것이다. 당분간 세계 에너지 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유지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OPEC의 역할은 약화될 전망이다.(이광우 책임연구원 kwlee@lgeri.com)

6. 통화완화와 금융규제 강화, 상반된 두 힘의 방향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자금흐름에 영향을 미친 가장 중요 요인은 저금리 및 양적완화로 특징되는 선진국의 통화정책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풀려나온 자금은 금리 및 성장세 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신흥국으로 유입되었다. 아울러 유럽재정위기를 비롯하여 세계경제 및 금융 불안요인이 가시지 않으면서 위험자산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전반적으로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신흥국에 대한 투자 자금도 2010년까지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유입되었으나 2011년 이후에는 채권부문으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글로벌 자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전망되었던 금융기관의 자산 축소는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만 해도 수 년간 금융기관들의 자산 축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과도했던 금융기관의 레버리지가 조정 압력을 받고, 금융규제 강화의 영향도 클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불안이 이어지고 경기부진이 길어지면서 금융기관의 자산 축소 압력은 다소 완화되었다. 재정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기 진작을 위해서는 통화 완화 정책에 의한 금융기관의 신용 창출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우려하여 금융 규제도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금융규제에 따른 영향 나타나기 시작할 듯

2013년에도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 유인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앞으로는 점차 금융규제 등에 따른 금융기관의 위험자산 축소와 자본 확충이 글로벌 자금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2013년은 그런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우선 바젤Ⅲ 및 G-SIB(Global Systemically Important Banks)규제 등 금융기관 규제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은 자본 확충과 자산 매각을 병행할 전망이다. 금융불안이 지속될 경우에는 보통주 등의 핵심자본 조달이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큰 규모의 자산매각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2013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바젤Ⅲ의 시행이 미국 및 유럽 은행의 요청으로 1년 정도 연기되더라도 준비 과정이 필요해 그에 따른 영향은 2013년부터 나타날 수밖에 없다.

유럽 은행들의 자산 축소는 더 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 은행들의 해외 익스포져(역내 대출 제외)는 2008년 이후 감소한 뒤 증가세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및 일본 은행들이 2009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유럽 금융기관들이 재정위기 및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바젤Ⅲ 시행 시 유럽 은행들은 약 2500억 달러, 미국 은행들은 60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자본적정성을 점검하고 있으나, 향후 재정위기 및 경기침체가 악화될 경우 파산우려가 높아져 예금 이탈과 자금 조달난이 심해질 수 있어 상황은 밝지 않다. IMF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정책적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유럽 은행들이 4.5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투자대상 국가 및 자산간 차별화 예상

종합적으로 2013년 글로벌 자금흐름은 선진국 통화완화 정책에 의해 여전히 좌우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금융시장의 불안이 잦아들 경우 신용창출이 증가하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등 위험기피 경향이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반면 금융규제 강화와 그에 따른 금융기관 자본확충에 따른 상반된 힘의 영향도 나타날 여지가 있다. 자본적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기관들은 고위험 자산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는 방향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유인이 크다.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 기조가 당장 바뀌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신흥국 중에서도 투자 대상 국가 및 자산 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은 높다.(최문박 선임연구원 mbchoe@lgeri.com)

7. 대체안전자산의 부상과 환율갈등의 재점화

2013년 예상되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특징은 ‘대체안전자산(Alternative safe haven)’에 대한 선호 확대와 환율갈등의 재부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춘 것으로 여겨지는 ‘대체안전자산’이 각광을 받으면서 통화별 강.약세의 대별이 과거와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경제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정치.사회적 영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자국통화의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이 경쟁적으로 나타나면서 2010년과 같은 국가간 환율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선진국 통화의 동반약세 압력 지속

2013년에도 선진국들의 초(超)완화 정책은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인하와 더불어 장기대출프로그램, 재정위기국가에 대한 단기국채 매입을 도입했고, 미연준은 기존의 양적완화(QE3)에 더해 매달 450억 달러의 국채매입을 시작했다. 일본도 새로 출범한 자민당 아베 정부가 엔고해소 의지를 노골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달러나 엔화에 대한 약세압력은 비교적 자명해 보인다. 유로화도 재정위기를 야기한 근본 불안요인의 해소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 가치회복이 어려운 상태다. 경기여건에 있어서는 미국이 유로존이나 일본에 대해 우위에 있어, 재정절벽 문제만 순조롭게 해결된다면 달러화 약세요인이 유로화나 엔화보다 빠르게 완화될 수도 있다.

저금리와 양적 완화를 통한 유동성 증가 효과는 해당국가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가간 자본이동을 통해 국제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된다. 이러한 영향이 과거에는 ‘선진국 통화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로 단순하게 나타났다면, 올해는 보다 복합적, 다층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국가별로 상이한 재정여건이나 민간부채 상황, 외자의존도 등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과 안정성 두루 갖춘 통화에 대한 선호 늘어나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유로 주변의 안정성이 높은 나라들이나 우리나라, 싱가포르 등 금융시장이 발달한 일부 동아시아 국가, 미국경제 회복세의 혜택이 예상되는 캐나다, 멕시코 등 성장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춘 국가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해당 통화의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 반면 경기둔화 폭이 크고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인도나 브라질 등에 대해서는 투자선호도가 예전만 못할 전망이다. 이는 실물경제 영역에서 과거 각광받았던 브릭스(BRICs)의 일시적 퇴조와 함께 ‘믹트(MIKT;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나 ‘시베츠(CIVETS;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급부상하는 현상과도 일맥상통한다.

스웨덴 중앙은행의 진짜 고민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Sveriges Riksbank)는 외환보유액을 현재의 40%인 1천억 크로네(약 16조원) 늘리기로 결정했다. 자국의 민간은행들이 유럽 내 다른 나라에 비해 자본요건을 잘 충족하고 있으나, 외화 단기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향후 위험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외환보유액 확대 결정은 선진국 중앙은행으로서는 이례적이다. 외환보유액을 민간금융권의 단기외채 상환능력에 대한 보완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은 1990년대 후반 발생한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주로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스웨덴 경제의 진짜 고민은 다른 데 있는 듯하다. ‘안전통화의 저주’를 우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과 스위스의 경우 이미 지난해 자국통화의 고평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규모 확대를 비롯한 다양한 시장개입정책들을 실시해 왔다. 이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자국의 수출경쟁력 약화 및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북유럽 국가들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재정위기가 본격화된 2010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유로화가 달러에 대해 8% 넘게 절하된 데 반해, 스웨덴크로나는 9% 가까이 절상된 상태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돈 풀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로 인한 통화절상압력이 2010년에 브릭스 국가에 집중되었다면, 올해는 대체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통화로 집중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원화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올해 국내외 경제의 다양한 불안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절상 폭이 다른 통화들에 비해 클 가능성마저 있다 환율갈등이 격화되는 국면에서 금융규제의 적절한 활용을 통한 원화절상압력의 경감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물론 외환보유액 확대도 고려대상에서 제외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배민근 책임연구원 hybae@lgeri.com)

2013년 세계경제는 금융위기로 가시화된 여러 가지 불균형을 회복하려는 힘과 그 과정에서 훼손된 경제적 동력을 회복하려는 힘이 맞물리면서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세계경제 변화에서 중국, 인도 등의 글로벌 시장 편입에 의한 공급확대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글로벌 불균형이 확대되었으며 특히 자본 대비 노동이 풍부해지면서 임금이 하락해 소득불평등도가 높아졌다. 수요측면에서는 금융부문의 성장이 있었다. 금융부문의 개방과 규제완화는 선진국, 신흥국을 막론하고 돈을 빌려서 투자하거나 소비할 수 있는 차입능력을 증대시켰고, 이는 가계뿐만 아니라 정부부문의 부채확대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경제정책 측면에서도 세계화와 개방의 도그마가 지배하였던 시기이기도 하다. 각국은 자본유치와 무역확대를 통한 성장의 과실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감세, 자본유치, 낙수효과가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단어였다.

포용적 성장, 디레버리지, 자본규제 확대 등은 지난 시기의 불균형을 회복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정책은 확장정책과는 거리가 멀어, 단기적으로는 성장에 부정적인 요소이다. 양적완화 등은 균형으로의 복귀 과정을 원활하게 한다는 점에서 확장적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연된 조정과정이 충격적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있다. 국가부채 누적,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이라는 실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선진국의 높은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것과 반대로 양호한 재정여력, 높은 성장률에 비해 저평가된 신흥국의 신용과 통화가치 상승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정 과정이 조화롭고 무난하게 이루어지는 않을 것이다. 부채축소 과정에서 선진국 수요의 회복은 더딜 것이고 교역성장률도 높지는 않아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던 신흥국도 주춤할 것이다. 양적 완화의 흐름 속에서도 금융규제는 강화되면서 자본이동의 방향성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자금이 몰리는 부문이나 국가에서 버블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고 통화가치도 부채비율, 성장률 차이로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이다.

경제정책도 성장자체보다는 성장의 효과가 고루 퍼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국제적 협력보다는 자국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 수요심리 악화에 따라 환율이나 통상문제에서 글로벌 공조에서 균열이 가시화될 것이다. 결국 확대보다는 축소지향적인 힘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지난해 3.1%에 이어 올해 세계경제는 3.4% 성장에 그칠 것이다. 다행인 것은 기술발전에 따라 에너지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경제는 가계부채, 자영업 부진이라는 내부적인 난관에 더해 대외적으로는 수출수요의 부진, 원화가치의 상승, 통상압력 강화라는 문제 등이 겹치면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다만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큰 편이고, 물가가 안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환율, 재정 면에서 정책운용의 여지는 일정 정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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