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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송골매와 보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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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8.11  09: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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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술가 통신일보 고문 / 한재 신충우  
 
매는 사나운 조류이지만 우리 생활과 친숙하다. 맹금류인 독수리, 부엉이, 올빼미, 황조롱이 등과 달리 오래 전부터 꿩을 잡을 때 사냥 수단으로 개처럼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매사냥은 늦여름에 시작해 겨울까지 했으며 매 한 마리가 보통 하루에 잡는 꿩은 15마리 정도였다. 매사냥 전날에는 매의 신경을 곤두세우기 위해 매의 가슴을 쓰다듬어 잠들지 못하게 한다. 또 매의 뱃속 기름기를 빼 사냥에 의욕을 보이도록 7∼8개의 목화씨를 먹이는데 이튿날 뱉어 놓은 목화씨를 살펴보면 기름기가 끼어 노랗게 변해 있다. 매가 꿩을 채면 꿩의 두 눈을 쪼아 골을 빼어 먹는데 꿩을 움켜쥐고 있는 매를 뗄 때에는 꿩을 쥔 다음 조금씩 내려뜨려 빼앗아야 한다. 매는 발톱에 온 힘이 집중돼 있으므로 서서히 떼지 않으면 발톱이 다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매사냥을 할 때에는 매를 부려 꿩을 잡는 ‘수알치’ 외에 잔솔밭에 숨어 있는 꿩을 날리기 위해 작대기로 두드려 나가며 ‘우, 우’ 소리를 쳐주는 4∼8명의 ‘몰이꾼’과 매나 꿩이 날아간 방향을 털이꾼에게 알려주는 ‘매꾼’이 합세한다. 매를 부려 꿩을 잡는 사람은 지방에 따라 수알치·봉받이·매방소·매받이 등으로 불렸다. 필자도 유소년기 두메산골에서 어른들을 따라다니며 몰이꾼을 해 봤다. 사냥은 주로 겨울철에 했다.

고대국가부터 매사냥의 으뜸으로 송골매와 참매를 한반도의 특산품으로 꼽았다. 매사냥은 고구려를 중심으로 삼국시대에 성행했다. 흔히 참매와 송골매를 혼동하는데 둘은 서식지나 외형적인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송골매는 해안 도서지방의 절벽에서 서식하지만 참매는 숲 속이나 높은 나뭇가지에 둥지를 튼다. 송골매의 몸길이는 수컷 33㎝, 암컷 48㎝로 암컷이 더 크다. 어린 새의 가슴에는 세로무늬가 있는데 2년이 지나면 가로무늬로 바뀐다. 참매의 몸길이는 약 50~56㎝다. 암컷이 수컷보다 약 1.5배가량 크다. 몸의 윗면은 푸른빛이 도는 회색이며 아랫면은 흰색 바탕에 잿빛을 띤 갈색 가로무늬로 채워져 있다.

송골매는 참매·붉은배새매·새매·황조롱이와 함께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이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는 매의 국내 최대 번식지. 송골매는 새들 중 가장 빠른 시속 300㎞의 비행실력을 자랑한다. 하늘에서 내려꽂히며 날아가는 새를 위쪽에서 발로 차 떨어트려 잡는다. 때로는 아래쪽에서 다시 한번 발로 차 떨어트리는 경우도 있다. 공격을 받아 아래로 떨어지는 먹이감을 공중에서 낚아채는 기술이 뛰어나다.
   
 
  ▲ 참매  
 

이에 따라 2004년부터 국내 실전에 배치된 국산 무인정찰기 RQ-1도 그 이름이 송골매로 지칭됐다. 새를 모방해 만든 정찰기는 프로펠러 네 개를 돌려 수직으로 이륙, 활주로가 필요 없으며 새처럼 날아다니며 적진을 정찰할 수 있다. 최대 이륙 중량 250㎏에 최고 시속 185㎞, 최대 상승 고도 4㎞로 최대 6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다. 작전 반경은 110㎞.

고향 충북 청원에 소재한 공군사관학교의 심벌인 보라매는 생후 1년이 안 된 참매를 가리킨다. 그 해에 난 참매 새끼를 잡아 길들여 사냥에 쓰는 매로 뛰어난 비행술과 사냥술을 자랑한다. 먹이는 주로 작은 포유류와 조류를 잡아먹는다. 먹이를 잡을 때는 날개를 퍼덕이거나 기류를 타고 날다가 먹이 가까이 이르면 다리를 쭉 뻗어 예리한 발톱으로 낚아채듯이 잡는다. 다른 매처럼 먹이 위쪽에서 급히 내려가면서 먹이를 발로 차서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유소년기 고향에서 꿩 사냥에 이용한 매도 이 참매이다. 잡목림의 높은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고 5월 상순~6월에 2∼4개의 알을 낳아 36∼38일 동안 품는다. 새끼는 41∼43일 동안 먹이를 받아먹다가 둥지를 떠난다. 초등학교 3학년 땐 산에서 매 새끼를 내려와 헛간에서 개구리를 먹이며 키우다 할머니께 들켜 싸리빗자루로 두들겨 맞고 놓아 준 적이 있다. 이 당시 필자는 집안에서 내 놓은 자식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산과 들로 쏘다니며 세상과 거꾸로 살았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이 지금은 저술가로서 세상을 보는 지혜로 작용한다. 도발적인 나 자신에 감사해야 하나, 아니면 자연에 감사해야 하나?

잔인하면서도 강인함의 미학을 보여주는 맹금류의 사냥은 나태해진 삶의 의미를 일깨운다. 아무리 사냥술이 뛰어난 맹금류라하더라도 사냥 성공률은 20여% 불과하다. 다섯 번 시도해서 한번 정도 성공하면 잘하는 것이다. 그 만큼 산다는 것은 강자에게나 약자에게나 어렵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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