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첫 번째 행성인 수성이 운석 충돌로 생긴 크레이터(지표에 둥글게 팬 구멍)로 무수히 뒤덮인 '상처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사상 최초로 수성 궤도에 진입한 미국의 무인 수성 탐사선 메신저호가 촬영한 수성 북극 인근 지역 등의 표면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NASA의 메신저호 사업 최고 과학자인 션 살로먼 박사는 "수성 표면이 최소 35억~40억년간 (운석 충돌에) 노출됐으며, 일부 지역은 크레이터가 너무 많이 겹쳐져서 서로 구분이 안 되기 시작할 정도로 크레이터가 극도로 많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운석의 충돌에 따른 1차적인 충격으로 공중으로 튀어 오른 지표 조각들이 떨어지면서 생긴 2차 크레이터가 얼마나 많은지 놀라울 정도라고 살로먼 박사는 설명했다.

   2차 크레이터는 통상 직경 6마일(약 9㎞) 크기로 가장 큰 것은 직경 15마일(약 24㎞)에 이르러 달의 2차 크레이터보다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수성이 크레이터 투성이인 것은 태양과 가까운 수성 인근에서 태양 중력이 강해지면서 여기에 이끌린 소행성과 혜성 조각이 수성 표면에 더욱 강력하게 충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메신저호가 처음으로 촬영한 남극 일대의 경우 당초 과학자들은 얼음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메신저호의 사진 촬영 거리가 멀어 실제 얼음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메신저호는 촬영을 시작한 전날 하루 동안 수성 표면 사진 224장을 촬영했으며 이번주 말까지 사진 1만5천장 이상을 보내올 예정이다.

   2004년 발사된 메신저호는 지난 17일 인간이 보낸 탐사선으로는 최초로 수성 궤도에 진입했으며, 향후 최소 1년간 수성 궤도를 돌면서 수성 지도를 작성한 뒤 임무를 끝내면 수성 표면에 추락해 최후를 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