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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한국의 삼수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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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2.18  15: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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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술가 통신일보 고문 / 한재 신충우  
 
一 始 無 始 一 析 三 極 無 일시무시일석삼극무
盡 本 天 一 一 地 一 二 人 진본천일일지일이인
一 三 一 積 十 鉅 無 櫃 化 일삼일적십거무궤화
三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삼천이삼지이삼인이
三 大 三 合 六 生 七 八 九 삼대삼합육생칠팔구
運 三 四 成 環 五 七 一 妙 운삼사성환오칠일묘
衍 萬 往 萬 來 用 變 不 動 연만왕만래용변부동
本 本 心 本 太 陽 昻 明 人 본본심본태양앙명인
中 天 地 一 一 終 無 終 一 중천지일일종무종일

『천부경(天符經)』은 우리 민족종교 대종교의 기본 경전이다. 한자로 가로 세로 9자씩 81자이다. 환인(桓因)의 아들이자 단군의 아버지 환웅(桓雄)이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려고 천부인 세 개를 가지고 와 교화할 때 우주 창조의 이치를 풀이한 참결이다. 천부인(天符印)은 『삼국유사』에 의하면 청동검·청동거울·청동방울의 3가지로 추측된다. 천부경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삼수분화의 대표적인 예다. 삼수분화는 없음에서 하나가 나오고, 하나에서 셋이 나오고, 셋이 다시 각각 셋으로 분화돼 아홉이 되고, 아홉은 변화의 완성수이며, 아홉에서 81이 나온다는 원리다.

자연과 생명, 창조의 원리를 담은 삼신(三神)은 우리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수태신 정도가 아니라 우주창조력을 지닌 우리 민족 신앙의 중심이다. 예로부터 ‘구환의 백성이 모두 삼신을 한뿌리 조상으로 삼았다’고 했으며 현재도 새 생명이 태어나면 삼신이 점지했다고 말한다. 셋에는 일과 이가 담겨 있다. 일(一)인 아버지와 이(二)인 어머니, 두 분의 지극한 어우러짐, 즉 창조행위가 가져다준 결과이다. 아버지는 하늘이고 어머니는 땅이다. 일과 이가 어우러져 두 성질이 함께 있는 새 생명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새 생명인 삼(三)은 서로 모순일 수 있는 상반된 성질을 한 몸에서 동시에 조화시키는 창조와 완성의 수이자 조화로운 공생을 추구하는 수이다. 이를 도형화한 것이 삼태극과 삼족오이고 경전화한 것이『천부경』과『삼일신고』(三一神誥)이다.

삼태극(三太極)은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시각적 표현이다.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한다. 파랑색은 하늘, 땅은 노랑색이고 사람은 붉은색으로 피의 색이다. 예로부터 태극선을 비롯해 한옥의 대문, 공예품 등에 널리 사용돼 왔으며 외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삼태극은 천지인이다. 하늘과 땅이 아직 나눠지기 전에 태극에서 음양이 생겼고 음양의 조화에서 오행이 생겼다. 음양오행은 동양철학의 핵심이다. 한국의 태극문양은 유사 이전의 암각화와 고인돌에도 고구려 벽화 사신도와 액막이의 부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때의 태극은 하늘이고 우주이며 해와 달이고 음양의 화합을 통해 풍년과 다산을 염원한 표상이다.

중국에서도 주돈이(1017~1073년)의 ‘태극도설’에서부터 태극문양이 등장하는데 그 연대가 송나라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 태극은 가위 바위 보 놀이와 마찬가지로 시작과 끝이 없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무한성을 나타낸다. 적·청·황색의 삼태극이 상징하는 하늘·땅·사람은 각각이면서 하나이고 그 가치 또한 동등하다. 태극의 음과 양이 화합, 완전한 원형을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늘·땅·사람이 모여 우주가 된다. 그러므로 태극과 삼태극은 모두 우주를 상징한다.

우실하의『전통문화의 구성원리』(소나무출판사)에 의하면 삼수분화론의 원류는 중앙아시아 바이칼(Baikal)호의 샤머니즘으로부터 온 북방 유목계의 세계관으로 혼돈 성향이 강하다. 이수분화론은 중국에서 음양론(태극철학)이 된 남방계의 농경문화로 질서와 균형 성향이 강하다. 이들 삼수․이수 문화는 4대문명의 발생지 황하보다 1,000년 앞서 있던 요하문명을 중심으로 나눠진다. 이수문화는 농경문화로 요하 서남쪽의 남방으로, 삼수문화는 수렵문화로 동북쪽의 북방으로 이어진다.

중국은 과거 문명의 기원을 황하 문명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요하 문명은 동이(東夷)의 것이라 주장했다. 근자에 중국이 요하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동방 문명의 시원이 황하보다 1,000년이 앞선 요하 문명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당황했다. 오랑캐 것으로 생각했던 요하에서 한자를 비롯한 중국 문명의 시초가 발견됐다. 급기야 몇해 전 중국 문명의 기원이 요하라고 중국 교과서를 바꾸었다. 정신나간 사람들이다. 중국의 본토는 만리장성 안쪽이다. 그 바깥인 요하지역은 우리의 고대 땅이었다. 요하의 핵이 바로 (고)조선으로 우리의 역사이다.

요하 문명은 중원에서 시작된 여타 문명과 별개로 중국 동북부 지역에 독자적으로 출현한 문명으로 한반도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요서에서 발견된 적석총, 피라미드식 적석총, 빗살무늬토기, 비파형 청동검은 중원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한반도와 일본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바로 요하 문명이 중원에서 발상한 문명과는 달리 주로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전래된 동북아 문명의 시원(始原)이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1983년 랴오닝 성 뉴허량(牛河梁)에서는 BC 5,500년 전의 제단 여신전 여신상 적석총 등이 대거 발굴됐다. ‘3황 5제 시대’ 운운하는 신화시대였던 BC 3,500년에 이미 나라의 모습을 보여 주는 대규모 유적이 발견된 것은 고대 국가가 황하 유역의 하나라에서 시작해 상과 주나라로 이어진다는 역사학계의 정설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뉴허량 유적은 홍산(紅山)문화,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문명의 하나로 꼽히는 요하 문명의 꽃으로 불린다. 문제는 중국이 이런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요하 문명의 주도 세력을 황제족으로 설정하고 중화민족의 시조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북방 샤머니즘에서는 숫자가 3, 9(3×3), 81(9×9) 등 이렇게 나간다. 이것은 북방 샤머니즘의 성수(聖數), 거룩한 수다. 이 81을 우주완성수라고 한다. 생명학 또는 우주생명학이라는 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숫자가 중요하다. 삼태극의 기본원리는 태극원기(太極元氣), 함삼위일(函三爲一), 음양동정(陰陽動靜)으로 돼 있다. 삼태극은 태극이라는 한 근원적인 기운이 셋을 포함하면서 하나의 노릇을 하는데 음양과 동정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통합의 원리다. 81은 생명평화운동에서도 우주적 생명학을 찾는 하나의 중요한 단초로 보고 있다. 우리 문화의 뿌리를 담은 삼태극은 경복궁 강녕전과 창경궁 명정문, 소고, 북, 그리고 서낭당의 문이나 절집 대웅전, 향교의 외삼문 등에 무수히 나타나 있다. 3개의 태극은 바로 하늘과 땅과 사람을 가리킨다.

우리 한국의 문화는 삼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삼족오, 삼태극은 물론 천지인 삼재론, 삼신신앙, 단군신화 모두 3과 관련돼 있다. 북방 수렵문화의 전통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신라 미추왕릉에서 발굴된 보검에 보이는 삼태극문양, 농악대의 농기, 시조, 훈민정음의 제자원리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때 거리를 붉게 물들이고 함성을 지르게 했던 대~한민국~짜작작 짝짝짝의 구호와 박수도 3박자이다.

그러나 남방 농경문화의 북상으로 부여-고구려-발해 중심의 삼수분화 전통이 약화됐다. 삼족오가 점점 약화돼 두발 까마귀로, 봉황으로, 주작으로 변해가는 유물이 중국은 물론 고구려 유물에서도 발견된다. 농경문화의 2수분화 세계관은 인간중심의 세계관으로 하나(태극)에서 둘(음양), 둘에서 넷(4상), 8괘, 64괘로 세계의 이치를 설명한다. 음양오행설과 주역의 원리가 그것이다. 중국인들은 2수의 8자를 좋아한다. 이에 따라 2008 베이징올림픽도 8월 8일 밤 8시에 개막했다. 쌍팔년(1988년)에 열린 서울올림픽을 무척 부러워했다고 한다.
중국에선 씨를 뿌리고 거둬들이는 2단계 과정의 순환원리가 음양과 역의 원리로 정립돼 2를 유난히 좋아하고 3은 흉수로 여긴 데 비해 한국인은 3개의 태극이 한 점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삼태극 문양을 많이 썼다. 이에 따라 3수의 9자를 좋아한다. 북한의 9.9절은 삼수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동쪽은 삼수분화론이 강하고 서쪽은 이수분화론이 강하다.
대표적인 것이 강릉 농악이다. 태백산맥 동쪽에 전승되는 영동농악의 하나로 농경생활을 흉내내 재현하는 농사풀이가 있어 농사풀이농악이라고도 부른다. 농기, 쇄납(날라리), 꽹과리, 징, 북, 장구, 소고, 법고 및 무동으로 편성된다. 농사의 고충을 잊고 주민들간의 화합과 마을의 단합을 도모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이 농악이다. 매우 신명나다. 빠르고 경쾌한 12채 가락을 40여 명의 농악패가 이어간다.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1-4호로 지정됐다.

농악을 할 때 추는 춤은 삼박자를 기본으로 한다. 한국춤의 기본 틀은 삼수의 삼박자로 인한 엇박춤과 어깨춤으로 짜여 있다. 어깨로 덩실덩실 춤을 추는 가운데 팔을 좌우로 흔들거나 한쪽 팔을 어깨에 메는 동작을 한다. 또 팔을 크게 좌우와 위로 휘돌리면서 손바닥을 엎었다 뒤집었다 하는 동작으로 뿌리기도 하고, 몸통을 중심으로 양팔을 번갈아 몸의 앞뒤로 유연하게 휘감는 동작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깨춤은 춤으로써 흥이 일고 감정이 조절되며 박자도 맞추어진다.

이러한 허튼춤은 사람에 따라 또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명칭이 있으며 이러한 춤은 농악을 할 때나 탈춤이 벌어졌을 때, 무당이 굿을 할 때, 마을의 축제나 집안에 경사가 있을 때, 명절에 민속놀이를 할 때 흥이 나면 추는 대중성을 지닌 서민적인 춤이다. 일정한 형식 없이 자기의 멋을 집어넣어 즉흥적으로 추는 흥풀이춤이다.

한글과 아리랑은 대외적으로 사실상 우리 민족을 대신한다. 세종이 창제한 한글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딴 자음과 천지인(天地人) 사상의 약호인 모음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과학적인 글자이다. 아리랑도 천지인으로 하늘이 ‘아’, 땅은 ‘리’, 사람이 바로 ‘랑’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의 하나이다. 후렴에 ‘아리랑’이란 말이 들어 있는 노래로 기본 장단은 세마치이나 지방에 따라 가사와 곡조가 조금씩 다르다. 천부인의 하늘은 생명, 땅은 평화, 사람은 사랑이다. 이들 셋은 하나로 천지인은 하나이다. 우리 민족, 홍익인간이 추구하는 이데올로기다.

인간은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아 태어나고 죽음으로써 다시 하늘과 땅으로 돌아간다. 인간이 곧 땅이고 하늘이다. 인간은 생명이고 평화이고 사랑이다. 대종교의 기본 경전 『천부경』에 이 천지인 사상이 담겨 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곧 하늘이기도 하고 땅이기도 하다는 진리를, 몸으로 체득한 상태를 곧 도를 이뤘다고 말한다. 천부경의 사상은 사람이 곧 하늘이고 하늘이 곧 사람이고 땅이다. 사람은 땅을 딛고 서서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존재이다. 하나는 우주의 근본이요 만유의 비롯되는 수이니 하나보다 먼저 비롯됨은 없으며 그것을 분석하면 하늘과 땅과 사람의 삼극이지만 그 근본은 다함이 없다는 것이다.

순수한 우리말인 ‘겨레’는 민족(民族)을, ‘얼’은 정신(精神)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겨레의 얼이란 민족정신을 말하는 것이다. 겨레의 얼은 우리 민족의 유구한 정신문화 속에 있는 혼이요, 의식이요, 생명이다. 우리 민족은 자랑스러운 겨레 얼로써 빛나는 역사와 민족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과 환경의 변화로 외래문물이 무분별하게 도입되면서 가치관의 혼돈이 생겨 민족의 정신문화와 주체성이 매우 상실됐다. 더욱이 황금만능주의와 쾌락주의로 윤리의식과 도덕적 가치가 마비돼 인간성의 황폐화를 가져왔다. 그래서 우리는 지역적 갈등, 계층간 양극화 충돌, 이념적 대립으로 야기된 사회적 혼란에 처해 있다.

그러나 겨레 얼과 혼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일시적으로 혼란이 있을지라도 겨레의 혼이 강한 우리 민족과 나라는 반드시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지켜온 우리의 가치와 미덕을 옛것으로 생각하거나 잊어가고 있다.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그 가치를 재평가,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겨레의 얼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단재사관연구소장 신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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