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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녹색성장과 회색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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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1.11  09: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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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술가 통신일보 고문 / 한재 신충우  
 
당신은 살아 숨쉬는 하천을 원하는가, 아니면 죽은 하천을 원하는가? 과거 시골에서 보던 하천이 생태하천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하천이 생태하천이다. 생태적으로 균형잡힌 하천, 먹이사슬이 살아있는 동식물이 주인인 하천이 생태하천(生態河川)이고, 인간이 주인인 하천은 사태하천(死態河川)이다.

바닥에 돌이 깔려 있고, 웅덩이와 덤불이 있고, 물이 소리내어 흐르고, 그 속에 고기가 노니는 이런 곳이 생태하천이다. 봄, 가을이면 천렵(川獵)하고, 여름이면 멱감으면서 모래장난하고, 겨울이면 썰매를 타던 그런 하천이 진정한 생태하천일 것이다. 나의 고향 충북 청원군 미원에도 용곡저수지를 만들면서 하천 바닥을 모두 끌어다 양쪽에 제방을 쌓아 어린시절의 이런 추억이 사라졌다.

녹색인가, 회색인가? ‘강바닥을 파고 둑을 쌓는’ 대표적인 토건업인 4대강 정비사업이 정부의 녹색성장 주요정책으로 아래묵을 차지하고 앉아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녹색산업과 회색산업을 보는 시각은 자연보존측면에서 환경과 생태를 보는 시각과 사상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색맹처럼 회색을 녹색으로 보아서도 안되고 회색에 녹색을 칠해 무늬만 녹색처럼 보이게 해서도 안된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턱이 없을진대, ‘녹색 성장’이라며 회색 시멘트에 녹색 줄 긋고 불도저와 포클레인으로 금수강산을 거덜내는 세상이 아닌가.” 윤일권의『문학교수의 베스트셀러 산책』중 <악취를 감추는 가면의 향기>에 나오는 글로 정부의 녹색정책을 은유적으로 비판한다.

생태계에는 평형이 유지되는 원리가 있다. 먹이 사슬에 의해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가 순환돼 평형이 유지된다. 모든 생물은 끊임없이 주위 환경에서 에너지와 물질을 얻기도 하고 내놓기도 하면서 생명 활동을 계속해 가고 있다. 생물은 환경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에너지와 물질을 그때 그때 최대로 이용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환경에 적응해 왔다. 따라서 어느 생물에게나 현재 그 생물이 처한 환경은 그 생물이 생명을 영위해 가는 데 가장 적당한 환경이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주로 녹색 식물로 구성된 생산자의 광합성 작용에 의해 식물체 내에 흡수되고 이 이산화탄소는 소비자를 거쳐 분해자에 의해 다시 공기 중으로 돌려 보내진다. 질소나 인과 같은 물질들도 이와 비슷한 순환 과정을 거치면서 전체적으로 평형을 유지한다.

자연을 상징하는 녹색의 보색은 어떤 색일까? 다른 색상의 두 빛깔이 섞여 하양이나 깜장이 될 때 이 두 빛깔을 서로 이르는 말로 반대색이다. 정부가 제정한 20색 상환에 따르면 녹색의 정반대쪽에는 자주색이 있다. 관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녹색계열의 보색은 붉은 색 계열로 보면 된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녹색의 보색은 자주색이나 붉은 색이 아니라 회색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시멘트가 현대사회에서 대표적인 회색으로 상징된다.

오늘날 전세계를 배회하고 있는 유령이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친환경, 생태친화 등으로 불리는 이른바 ‘녹색’이란 은유적 색깔일 것이다. 바야흐로 녹색의 시대이다. 시민운동가들의 전유물인줄로만 알았던 이 색깔은 눈치 빠른 기업들에 의해 마케팅의 수법으로 차용되기 시작하더니 이를 참칭하는 휘황찬란한 말들의 잔치에 의해 이제 그 가치는 바닥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일종의 ‘녹색인플레이션’인 셈이다. 세상은 온통 녹색 풍경으로 가득 차 있지만 당의(糖衣)에 불과한 그 ‘녹색’은 어느 누구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의 식물유전학자 스탠 콕스의『녹색성장의 유혹』은 바로 녹색 당의에 은폐된 우리들의 일상과 이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 보여준다. 20년 이상 인도와 미국을 오가며 생태문제를 연구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앞으로는 친환경, 생태 등의 기치를 내걸고 뒤로는 지구와 인간을 파멸의 길로 몰아넣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행태를 고발한다. 이 책은 무한 성장을 지향하는 자본주의시장이 어떻게 녹색이란 단어를 악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사람의 목숨이 걸린 문제와 기업의 이익을 자유자재로 뒤섞는” 자본주의시장의 자유분방함을 비판하면서 사람 살리는 일을 업으로 삼아야 하는 의료산업과 식품산업이 사람 죽이는 일을 업으로 삼는 군수산업의 행태와 비교 대상이 될 만큼 타락해 있다고 말한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새로운 국가발전의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정부주도로 사회가 녹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녹색성장은 시대의 화두요, 최고의 선이요, 가치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글로벌 패러다임도 탄소경제에서 녹색경제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 토마스 쿤(1922~1996년)이 제시한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은 “한 시대를 지배하는 과학적 인식·이론·관습·사고·관념·가치관 등이 결합된 총체적인 틀 또는 개념의 집합체로 정의”된다. 다시 말하면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를 말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에 틀림없다. 전체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이다. 게다가 오는 2013년이면 도쿄의정서에 따라 우리도 온실가스 감축대상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은 시대적 흐름이며 욕구인 것이다.
녹색 성장은 미국 로키산연구소의 Green Development: Integrating Ecology and Real Estate(녹색 성장: 생태와 부동산의 통합)에서 유래한 용어로 공동체 또는 지역 환경의 개발과의 관련성을 포함하는 토지 이용 계획으로 현장 특유의 녹색 건물의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시 계획, 환경 계획, 건축, 공동체 건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녹색성장은 ‘에너지·환경관련 기술과 산업 등에서 미래 유망품목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산업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요약된다. 영문으로는 Green Developement가 아니라 Green Growth라고 표기한다. 이는 토지 이용보다는 전체 경제의 생산량(GDP) 증가량에 초점을 맞추는 개념이다. 녹색성장은 이미 위험한 단계까지 악화된 환경파괴 현상을 치유, 보다 건강한 인류의 삶을 영위하자는 정책적인 슬로건이다.

그러면 녹색성장은 종전의 회색성장과 어떻게 다른가. 그 거리는 생각만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이는 현실의 상황이 모순에 봉착해 있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현실은 스스로 그 모순의 실타래를 풀어낼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자본주의사회가 ‘성장’을 통해서만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동시에 그 ‘성장’이 점차 인간과 지구의 삶을 지속불가능하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모두 사실이다. 어쨌거나 ‘성장’의 전략 자체가 문제의 원흉인 셈인데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성장’하자고 주장하기도 쉽지는 않다. 그것을 구출해내기 위해서는 나름의 명분이 필요했는데 바로 이 난감한 상황을 얼버무리기 위한 ‘녹색’의 언어가 바로 ‘녹색성장’의 전략이라는 것이라고『녹색성장의 유혹』은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도 여기에 해당한다. ‘땅파고 흙쌓는’ 토건업이 녹색성장으로 분칠이 돼 있다. 강바닥을 긁어내고 둑을 쌓아서는 결코 강을 살릴 수 없고 오히려 죽이는 것임을 초등학교 어린아이도 안다.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을 ‘4대강 살리기’라고 이름 붙였다. 말을 바꾼다고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 정부와 건설업자, 개발론자들은 4대강 살리기는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녹색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4대강 정비사업은 포괄적 녹색성장의 주요 정책으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표적이 되고 있다. 자연생태를 파괴하는 4대강 정비사업에 왜 녹색성장이란 말을 붙이느냐는 지적이 많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일자리 창출차원에서 선택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전세계의 문제다. 환경 보전은 구호에 그쳐서 안되고 생활화 돼야 한다. 어느 정치인이나 정권도 이 문제에서 비켜갈 수 없다. 무늬만 녹색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토건업 성격의 4대강 정비사업은 녹색산업에서 분리하고 규모를 축소해 추진해야 본연의 녹색성장도 국민들의 성원 속에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녹색과 회색의 차이는 인정하되 녹색은 좋고 회색은 나쁘다는 이분법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녹색은 녹색대로, 회색은 회색대로 가치와 역할이 있다. 대표적인 회색산업은 건설이다.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40%를 소비하는 산업으로 건설을 빼놓고 녹색성장을 얘기할 수 없다. 우리의 집과 건물을 짓고 서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회색산업의 장점을 살려가면서 녹색성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다. 녹색성장을 추진하면서 종전의 회색산업과 병행하며 녹색의 비중을 서서히 높여간다면 정책전환으로 인한 피해를 가급적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녹색산업은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므로 그동안 산업화와 정보화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양극화의 폭이 다소나마 엷어 질 것이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2009년 11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 대다수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3년간 22조 원에 달하는 4대강 사업 예산 편성을 강행했다며 국가적 재앙으로 끝날 것이 명백한 이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제기구에서는 우리의 녹색성장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2009년 8월 한국의 녹색성장 국가비전 검토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이 세계 녹색성장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 녹색기술 투자 등 녹색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계획이 유엔환경계획이 권고한 수준을 능가하는 모범사례라는 것이다.

녹색성장이란 용어는 개발시대의 회색성장에 대비해 등장한 개념이다. 그러나 녹색성장은 그럴 듯하게 포장한다고 해 실현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근본적으로 경제적 성과, 사회적 통합,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하나로 통합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전혀 새로운 발전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렵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고 사회적 지지기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녹색성장이 우리 국민에게 의미하는 건 무엇인가. 새로운 성장엔진의 가동으로 경제가 회복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 그것은 녹색복지이고 그것이 바로 녹색성장의 진정한 결실이다.

녹색성장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녹색성장의 국정 비전이 제시된 이후 각 부처마다 기업마다 ‘go to green’의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일부 결실이 가시화되는 한편으로 거품빼기가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그린 레이스에서 기필코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회색성장 시대의 사고와 관행을 떨쳐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녹색성장이 언제 쯤 한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녹색성장은 녹색산업답게 추진해야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무늬만 녹색으로는 갈등만 키운다. 우리가 선진과의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여기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이 나와야 한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한 한국경제는 2000년대 이후 주력산업들을 대체할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국경제는 세계 11위권에서 순위가 정체돼 있다. 한국경제가 세계 20위권에 들어간 것은 1993년(13위). 1995년에는 11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2006년에는 러시아, 2007년에는 인도에도 추월당하면서 13위로 내려앉았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것은 이 같은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가피하게 4대강을 정비해야 한다면 하천자체에 오염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생태기능 복원에 치중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물고기가 노닐고 주변에 식생 군락이 형성될 것이다. 물길을 바르게 직선화하고 바닥을 끌어내 제방을 쌓아 환경을 보기 좋게 한다고 이것이 생태하천은 아니다. 생태하천은 조경사업이 아니라 생태적인 능력을 상실한 하천에 생태 능력을 불어 넣는 것이다.

4대강 사업 공사가 2009년 11월 10일 착수됐다. 이 사업은 2008년 12월 사업계획 발표, 2009년 2월 기획단 발족, 4월 계획 중간발표, 6월 마스터플랜 발표, 8~11월 환경영향평가의 과정을 거쳐왔다. 2012년까지 진행되는 4대강 사업엔 22조6000억원이 든다. 4대강 사업만한 초대형 국책사업이 착수 1년 만에 환경영향평가까지 끝내고 첫 삽을 뜨게 되는 건 이례적이다.

“대운하니 사대강이니 사강나래니 말만 바꾸면서 끝없이 지치지도 않고 산천을 파헤치고 때려부수겠다고 나서는 그 까닭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옛날 같으면 오역(五逆)이니 오사(五事)니, 한 술 더 떠 황극(黃極)이니 하며 온 나라가 시끄럽게 떠들고 일어나 그 정책 책임자를 최소 보름에서 한 달 보름 동안 단식하고 무릎 꿇어 하늘에 빌고 또 빌게 하고야 말았을 일들이다.

모르겠는가? 하늘이 무엇인지 모르겠는가? 산과 강물과 숲과 모래밭이 하늘에 속하는 하늘의 영지, 즉 천지(天地)임을 아직도 모르겠는가? 당신들 소유물이던가?”
생명사상가 김지하 시인의 지적이다.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과 대한하천학회는 환경영향평가 보고서가 졸속으로 작성됐다며 평가를 원칙대로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계절별로 조사 결과가 크게 차이나기 때문에 최소한 1년은 조사해야 하는데도 보고서가 4개월 만에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생물 종이 어디에 분포하고 어떻게 이동하는지 조사하지 않는 등 생태계 파괴에 대한 분석이 빠져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도 환경영향 평가가 수질이 개선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4대강 프로젝트를 성역(聖域)처럼 여기는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 내에서 활발한 토론과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2009년 3월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바꿔 4대강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을 비롯해 사전환경성 검토를 약식으로 마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많다. 환경영향평가를 3개월 만에 끝낸 것도 정상이라고 보긴 힘들다. 4대강 사업은 규모에 비해 준비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는 만큼 예측 못했던 일이 빚어질 수가 있다. 수문을 여닫는 가동보만 해도 국내선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문제점이 제때 걸러지고 해결책을 찾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중요한 국책사업일수록 지나치게 서두르고 허둥대 일을 그르친 전례(前例)가 많다. 문제가 생기면 전체 일정도 조정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 자연이 수십만 년에 걸쳐 만들어낸 본래의 모습을 잃고 인위적·획일적 모습으로 바뀌면 국제적 평가는 고사하고 역사적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

성장(成長)이란 부(富)의 사닥다리 맨 밑바닥에 위치한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와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의 무한한 ‘욕구’ 사이에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갈등을 회피하려는 사회에 ‘손쉬운 해결책’이 되어준다. 정치인이나 전문가라면 경제가 생산하는 파이의 크기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기 때문에 각자가 받을 조각도 커질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장’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 앞에서 생태적 가치를 운운하는 것은 자칫 가진 자들의 흰소리로 들리기 십상이나 성장이라는 함정에 빠져 생태계를 도구적으로 파괴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녹색성장의 허브로 생각해야 할 정책은 무늬만 녹색인 건설이나 토건업이 아니라 바이오산업이다. 인터넷정보기술(IT) 혁명으로부터 방금 빠져나온 인류는 다시 생명과학기술(BT)에 의한 새로운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선진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BT혁명은 식품·의료·제약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BT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기반기술로 바꾸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은 누가 뭐라해도 BT라고 생각한다.
<저술가 한재 신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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